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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정치, 아무나 하나

지난 19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법원에 당 비상대책위원회 효력 정지 가처분신청과 관련 자필 탄원서를 제출했다. 탄원서에는 “이 사태를 주도한 절대자는 지금의 상황이 사법부에 의해 바로잡아지지 않는다면 비상계엄에 나섰던 신군부(전두환, 정호용, 노태우, 김복동 등 육사 11기생들의 주도 그룹)처럼 비상상황에 대한 선포권을 더욱 적극적으로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윤 대통령을 겨냥한 표현으로 계엄령 선포를 연상할 만큼 엄청난 파문을 몰고 올 내용이 아닐 수 없다.     사단은 이 전 대표가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받은 것으로 시작됐다. 이 전 대표가 중징계를 받은 것은 성접대 사건을 무마하려고 7억 원의 투자 계약서를 쓴 것이 원인이다. 증거 인멸을 실행한 혐의를 받는 김철근은 이 전 대표의 정무실장으로 당원권 정지 2년 처분을 받았다. 그렇다면 성접대 사실 여부를 떠나 당 대표로서 막중한 책임을 지고 사과하고, 그 자리에서 내려오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가 아니겠는가. 그러나 지금껏 자신의 과오는 한마디 해명도 없이 대통령은 물론 소속 당에까지 해악을 끼치는 것은 촉망받던 젊은 정치 지도자의 모습이 아니라 권모술수에 능한 구태정치인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 한마디로 이 전 대표는 재승박덕(재주는 있으나 덕이 없는)의 표본적 인물이라 할 수밖에 없다.     분명히 이 전 대표는 촉망받던 젊은 정치인이었다. 국회의원 3번 출마해 모두 낙선했지만 그에 대한 기대는 컸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신선함이 넘쳤던 젊은 정치인의 모습은 권모술수에 능한 기성 정치인을 닮아갔다. 인간의 근본 덕목은 인성에서 나오는 신뢰인데 그마저 찾을 수 없다.     이 전 대표가 정치인으로 입문할 수 있었던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총애에서 시작됐다. 아이러니한 것은 그가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섰던 인물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이 전 대표는 모 기업인에게 박 전 대통령을 만나게 해주겠다며 성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촉망받던 참신한 청년의 모습은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이 전 대표는 윤 대통령과 자신이 처한 상황을 영화 ‘글래디에이터’에 빗대 거론했다. 이 전 대표는 “결국 검투사가 대중의 인기를 받게 되고, 그 인기를 잠재우기 위해 황제 본인이 직접 검투사와 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면서 “그런데 황제가 자신감이 없으니까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검투사의 옆구리를 칼로 푹 찌르고 시작한다”고 말했다. ‘글래디에이터’는 황제의 총애를 받던 로마의 장군 ‘막시무스’의 복수를 다룬 영화다. 막시무스는 황제인 아버지를 살해하고 황제 자리에 오른 ‘코모두스’의 모함으로 가족을 잃고 검투사가 된 뒤 복수에 성공한다는 줄거리다. 이것을 빗 된 것은 이 전 대표의 안하무인이요, 위험천만한 사고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페이스북에 “막시무스는 구질구질하지 않았다”며 “자신이 살려고 동료 집단을 매도하는 비열한 짓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무소속인 양향자 의원의 글도 눈길을 끈다. 양 의원은 “온 국민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루키였지만 그는 지금까지 ‘정책적 전문성’도 ‘미래적 통찰력’도 보여주지 못했다. 이제 ‘도덕적 정당성’도 잃고 있다”라며 “그에게 정치는 국민 행복을 위한 여정이 아닌 그저 ‘게임’처럼 보인다. 명문 하버드를 나온 공학도인 그는 미래 과학기술로 무장된 공학도가 아니라 선거공학, 정치공학에만 밝은 ‘꾼’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정치인은 모름지기 겸손과 섬김이 덕목일진데 그 무엇 하나 갖춘 것이 없다. 2030세대에 인기가 있어 정치에 유리하다는 것만이 전부가 아닐진대, 참된 지도자의 덕목이 있어야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높임을 받을 수 있다는 진리를 모르는 자가 어떻게 한 나라의 지도자가 될 수 있겠는가.  박철웅 / 일사회 회장시론 정치 기성 정치인 정치 지도자 대통령 탄핵

2022-08-23

[독자 마당] 새 대통령의 책무

 가정이나 집단, 나아가 국가에 이르기까지 이를 맨 앞에서 이끌어 가는 지도자의 방향 설정과 역량에 따라 그 집단의 성공 여부, 소속 구성원들의 삶의 만족도 등이 결정된다.     자유민주체제에서 정당한 방식으로 선택된 지도자는 구성원들의 합당한 필요를 채워주기 위해 충실한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하지만 맡겨진 공익적 권한을 제대로 감당할 능력이 부족하거나 자신의 사익을 위해 쓰게 될 때, 당초의 지향점을 벗어나게 된다. 이를 자신의 자각이나 구성원들의 견제로 바로 세우지 못하면 그 집단은 점차 헤어나기 힘든 늪으로 빠져들게 된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가정 파탄에서부터 각종 단체의 파행, 사회 혼란, 국가의 퇴보 등은 모두 선두에서 이끄는 지도자의 자질과 역량의 부족에 따른 결과이다. 여기서 지도자란 한 공동체의 수장, 즉 가정의 가장, 사회 단체의 장, 국가의 최고통치자 등을 말한다.     가정에서의 불화나 자녀 탈선은 가장의 불성실함에서 연유하고, 단체의 불화는 단체장의 부정직, 편협함 때문이다. 무질서, 범죄, 부패가 만연한 후진사회, 저개발 국가는 정치 지도자의 불의, 사욕, 무책임 등이 원인이다.     뜨거운 열기로 미주 한인사회의 관심이 높았던 한국의 대통령 선거가 큰 탈 없이 끝나고, 새 대통령이 선출됐다. 다행한 일이다. 대통령 중심 체제에서 대통령의 권한과 직무는 국가위상과 국민생활에 직결되기에 적임자 선출은 중요한 국가적 과제이다.     국민은 그 수준만큼의 정부를 가진다고 했다. 대중은 냉철한 판단보다 주변 흐름에 따라 편향적이 되기도 하고, 영합과 선동에 쉽게 휩쓸리기도 한다.     이제 대한민국의 번영과 국민 생활의 향상은 새 대통령의 자질과 역량에 달렸다. 국가 최고지도자로서 뛰어난 업적을 남기기를 기대한다. 윤천모 / 풀러턴독자 마당 대통령 책무 대통령 선거 국가 최고지도자 정치 지도자

2022-03-13

[독자 마당] 존경 받는 정치인

정치가의 꿈을 품었던 나의 고교 시절 들었던 신익희 선생의 말씀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그는 초대 이승만 대통령에 맞서 야당 대통령 후보였던 인물이다. 신익희 선생은 “정치 지도자는 국민으로부터 존경을 받아야 만이 자격이 된다”고 말했다.     그의 말은  정치 지망생이었던 나의 좌우명이었다. 팔순을 지난 오늘까지 정치 지도자를 평가할 때 기준이 됐다.     요즘 한국 여야당의 대통령 후보 선출 과정과 선거전을 보면 이런 평가와는 거리가 멀다. 막말로 상대를 헐뜯는 비방전이 계속되고 있다. 아무리 한국의 정치가 4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하지만 정치 지도자의 필요 요건에 국민의 존경을 받고 있는가의 문제는 아예 거론되지도 않는다. 후보의 인품이나 일국의 국정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의 문제는 관심 밖이다.     이런 요건보다는 대통령 선거에서 상대방을 이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권모술수를 동원하는 기술이 우선이다.     이런 정치인들이 승리해서 정치 지도자가 되는 모습을 보는 마음은 씁쓸하다. 조국이 자랑스럽다가도 이런 모습을 보면 자존심이 상하게 된다. 4류 정치를 실감한다.     국가와 국민을 위한 정의와 진실에 충성하는 존경스러운 정치 지도자를 선출해야 한다. 이제까지 역대 선거에서 우리는 지도자를 제대로 선출하지 못했다. 그래서 많은 대통령들이 감옥에 가는 등의 불미스러운 일들은 겪었다. 전임 대통령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우울한 심정이 든다.     내년 3월에 대통령 선거가 열린다. 연일 한국에서는 후보들간의 치열한 경쟁이 한창이다. 이번에는 제대로 뽑아야 한다. 국민들 모두가 자랑스러워 할 수 있는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 다시는 퇴임 후에 불행해지는 대통령을 보고 싶지가 않다.   김태호·자유기고가독자 마당 정치인 존경 대통령 후보 정치 지도자 대통령 선거

2021-12-07

[수필] 'K토마토'

 “쇼핑백 안의 상자에는   ‘K토마토’라고 쓰여 있었다   ‘K정치’가 아직 없는 걸   보면 한국 정치는   토마토만도 못한가 보다.” “이 나라 저 나라 다녀봐도 한국이 최고다.” 여러 해 전 돌아가신 시어머님이 살아 생전에 하신 말씀이다. 사위가 해외 주재원이라 싱가포르, 대만 등 해외를 다녀 보셨고 우리가 사는 LA를 방문했을 때 하신 말씀이었다. 한인들이 많이 사는 LA의 북쪽, 2번 프리웨이에서 내려 한인타운으로 가는 길이었다. 맥아더 파크 인근의 지저분한 거리에 홈리스들이 많은 것을 보고  “이곳이 미국 맞느냐”고 하셨다. 물론 짧은 기간에 어느 단면만 보셨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 한국이 윤택하고 발전했다는 말도 된다.   순수 대한민국 기술로 개발한 첫 우주 발사체 누리호가 최근 우주를 향해 날아올랐다.  누리호가 하얀 연기를 뿜으며 치솟는 것을 TV 화면으로 보고 전율을 느꼈다. 나로우주센터 현장에서 연구원들이 박수를 치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았다.     발사 과정을 손에 땀을 쥐고 지켜보는데 웬일인지 한동안 잠잠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마지막 3단 엔진이 예정보다 46초 빨리 꺼져 위성 모사체를 궤도에 안착시키지 못했다고 한다. 절반의 성공이었다. 정말 너무 아쉬웠다. 나도 그런데 하물며 11년이 넘도록 피땀 흘려 누리호를 개발한 우주 과학자들의 심정이 어떨까 생각하니 너무 애석하고 안쓰러웠다. 목표 궤도 진입은 못했지만 세계 7번째 우주 강국임을 보여줬으니 그게 어딘가! 나의 조국 대한민국이 무척 자랑스러웠다.   한국은 지금 K라는 글자를 어두에 붙이는 것이 대유행이다. K팝, K뷰티, K푸드, K드라마, K방역 등등 그야말로 접두어 K의 전성시대다.     과거에는 국가의 정치 지도자나 뉴스 등에서 대한민국의 위대함을 칭송하기 위해서 K자를 사용했다. 이제는 일반 국민들도 자연스럽게 무슨 단어 앞이든 K라는 글자를 붙여 널리 통영하고 있다.       한류 열풍이 전 세계에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한마디로 한류가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각종 상을 휩쓸며 2차례나 빌보드 차트 정상에 올랐다. 팬클럽 ‘아미’들은 BTS 노래를 한국어로 따라 부르며 한국어를 배우기도 한다.     4인조 걸그룹 블랙핑크는 유튜브 구독자 수가 전 세계 남녀 아티스트를 통틀어 1위로 올라섰다. 우리 영화는 미국 최고 권위의 영화상인 아카데미 상을 두 번씩이나 받는 쾌거를 이뤘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4관왕에 올랐다. 배우 윤여정씨는 영화 ‘미나리’로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 조연상을 수상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글로벌 돌풍을 일으키며 오랫동안 1위 자리를 굳히고 있다. K컬처로 세계인들과 한국인의 거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그러한 국민적 자부심이 스스로 자신 있게 K자를 여러 분야에 붙일 수 있는 이유다.     그렇게 세계 속의 대한민국 안에 살고 있지만 여전히 세계에 비해서 한참 뒤떨어진 나라에 사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정치가 수준 이하이다. 김영삼 대통령 시절 이건희 삼성 회장은 “한국 정치는 3류도 아닌 4류”라고 말한 적이 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한국 방문 중에 본 한국의 정치판은 세계 10위 경제대국과 어울리지 않게 낙후돼 있다. 서로 험담하며 싸운다. 조선시대 사색당파를 닮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원인이야 각기 다르지만 한국의 전직 대통령들은 모두 끝이 불행했다. 초대 이승만 대통령은 망명지에서 돌아가셨고, 박정희 대통령은 측근에게 살해 당했다.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은 모두 감옥에 갔다.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은 자신들은 감옥에 가지 않았지만 아들들이 감옥에 갔고, 노무현 대통령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현재 감옥에 수감되어 있고 박근혜 대통령도 연약한 여자로 영어의 몸이 되어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벌어지는 복수의 악순환이다.       좀 오래 전이지만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을 축하하기 위해 5명의 미국 전현직 대통령들이 백악관에 함께 모인 적이 있었다. 그들이 화기애애하게 웃는 사진을 보고 너무 부러운 생각이 들었다. 조지 플로이드 사건이 전 미국을 뒤흔들고 있을 때는 미국의 전직 대통령들이 자신들의 소속 정당을 떠나 일제히 한 목소리로 인종 차별을 규탄했다. 그러한 대통령들을 가진 미국 국민은 무슨 복인가 싶었다.       한류는 세계를 휩쓸고 과학 기술은 우주를 날 수 있을 만큼 성장했는데 한국의 정치는 구태의연하다. 그래도 한국인들은 K 환상에 빠져 살고 있다. 한국을 방문했을 때 볼 일이 있어 외출을 했다. 지하철을 타고 자리에 앉아 있는데 어떤 아주머니가 내 앞에 섰다. 손에 든 쇼핑백을 바닥에 내려 놓는데 눈길이 가서 그 안을 보니 방울 토마토 상자가 들어 있었다. 그 상자에는 ‘K토마토’ 라고 크게 쓰여 있었다. ‘K정치’가 아직 없는 걸 보면 한국 정치는 토마토만도 못한가 보다.        배광자 / 수필가수필 토마토 한국 정치 나로우주센터 연구원들 정치 지도자

2021-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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